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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

바둑으로 보는 '더 글로리' 복선

by MIPICK 2023. 3. 6.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에는 바둑이 굉장히 중요한 설정이다. 

 

학창 시절 학폭 시달림을 받아온 '문동은'은 자신이 복수할 대상 '박연진'(임지연 분)과 

관련된 모든 이들에 대해 철저하게 조사하고 준비했다. 

 

 

더글로리
출처:넷플릭스

 

결말 암시?

 

오프닝 마지막에 바둑이 막상막하로 놓이던 중 모든 돌이 검은 돌로 바뀌며 끝난다.

이는 동은의 삶이 깜깜한 어둠인 '극야'로, 연진의 삶이 언제나 밝은 '백야'로 비유된다.

 

이를 바둑에 연결시켜 동은은 '흑돌', 연진은 '백돌'로 해석 가능하다.

 

오프닝의 마지막대로 연진은 동은과 여정의 선공으로 인해 '자신의 집'을 모두 빼앗기고

기상 캐스터라는 공인의 자리도 잃은 채 밑바닥으로 떨어져 비난받는 인생을 살게 될 것이며.

 

마지막에는 흰 돌이 하나 남는 것은 남편인 하도영과 딸인 하예솔에게도 버림받고 외로운 삶을

살 것이라는 암시로 볼 수 있다.

 

복수의 끝을 향한 복선


2화에서 바둑에 문외한이었던 동은이 여정을 만나 바둑을 배우는데,

정말 아무것도 몰랐던 동은이 흑돌을 잡고 첫 착수한 곳은 바둑판의 한가운데인 천 원이다.

 

이 장면에서 이러한 언급 없이 무심하게 지나가지만, 천 원에 착수하는 것은 바둑판 한가운데를 

점대칭으로 상대방과 똑같이 두는 흉내바둑을 할 때 쓰는 전략이다.

 

동은과 여정의 비슷한 처지를 생각하면 시즌 2에서의 복선일수도 있다.

 

 

 

복수의 서막


4화에서 문동은과 하도영이 바둑을 둔 기보를 해석하자면 흑돌을 잡은 동은이

백돌을 잡은 도영이 공고하게 지어놓은 집을 파고들어 궤멸시켰고,

 

자신의 패색을 확인한 도영 역시 발버둥 치기보다는 적정선에서

체면을 지키며 판정패를 당하는 길을 택한다.

 

이후 동은은 도영과 연진의 집 바로 맞은편에 이사와 살고 있었음이 드러나고,

도영은 동은이 의도적으로 자신에게 접근했음을 깨달았으면서도 동은을 놓지 못한다.

 

출처:넷플릭스

 

동질감


여정과 동은이 처음 응급실에서 마주쳤을 때, 두 사람 모두 흰 옷을 입고 있는 '백돌'이었다.

 

동은은 험한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치다가 영양실조로 쓰러졌고,

여정은 죽은 아버지를 입방아에 올리는 사람들과 싸우다가 다쳐서 실려들어왔다.

 

3화에서 KTX 안에 마주 앉은 두 사람은 여전히 '흰 옷'을 입은 백돌이다.

 

6화에서 동은이 자신의 과거를 털어놓으며 학대당한 흉터들을 보여줄 때,

여정과 동은은 모두 검은 옷을 입고 '흑돌'이 된다.

 

 

양보받는 삶에서 양보하는 삶으로

 

설정상 하도영은 '흑돌을 양보받은 삶'을 살았다고 언급된다.

본인이 갑이자 강자였기에 늘 우대받고 유리한 입지에 서 있었다는 뜻이다.

 

하지만4화에서 처음 동은과 바둑을 둘 때 도영은 '백돌을 잡는다'.

문동은이라는 여자를 만나며 하도영이 처음으로 '양보', 즉 '을'이 되었음을 뜻한다.

 

 

나는 바둑을 빨리 배웠어, 연진아.
목적이 분명했고, 
상대가 정성껏 지은 집을 빼앗으면
이기는 게임이라니.
아름답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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